큰 소리로 하나 둘 하나 둘
얼마전에 책읽어주는 봉사를 하는 학교에서 <나는나의 주인>이라는 책을 읽어준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자기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했는데 아니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나의 주인은 엄마 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내가 나의 주인이 아니라고 믿는 아이가, 과연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을 했었다. 책속물고기에서 나온 <큰 소리로 하나-둘 하나-둘>은 이렇게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책 표지를 넘기면 면지에 예쁘게 적혀있는 글귀들. "몸집이 크든 작든 상관없어요. 기차보다 빨리 달릴 수 없어도 괜찮아요" 책읽는 아이들에게 위안이 될 법하다. 주인공인 꼬마 이고르는 몸집은 가장 작지만 목소리는크다. 무당벌레 올림픽에서 높이뛰기도 링체조와 평균대경기도 탁구경기에도 역도경기에도 나가지 않는다. 이고르는 조정선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노를 잡지는 않고 큰 목소리로 배의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 역할을 위해서크게 말하는 연습을 했고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우승! 지난 대회 우승자는 메달을 걸어주며 이렇게 말한다. "무당벌레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고르가 대답한다. "선수들도 나도 열심히 했어요. 노력한 선수 모두 챔피언이에요!"라고. 간결한 내용, 한 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잘 어우러져 아이들이 읽기에 참 좋은 책이다. 어찌보면 하찮아보이는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이고르는 아이들이 꼭본받았으면 하는 모습이다. 우리모두는 제 역할을 가진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라면, 적어도 나는 나의 주인 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존중하며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 다음에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어야 겠다.
나는 이 배에 꼭 필요한 사람
주인공 꼬마 이고르는 조정 선수입니다. 노를 잡지는 않지만 물결의 세기나 방향을 보고, 배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이럴 때 이고르의 큰 목소리가 빛을 발합니다. 큰 목소리로 경기 상황과 물결의 상태를 알려 주고,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합니다. 배에서 꼭 필요한 선수지요. 다른 선수들은 어떨까요? 다같이 노를 저으니까 한 명쯤 힘을 빼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다 똑같은 노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위치에 따라 각각 역할이 달라요. 그래서 선수의 장점과 특징에 따라 앉는 위치도 달라지고, 모든 선수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습니다. 무당벌레 올림픽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예요. 목소리가 큰 이고르가 배에서 중요한 선수이듯, 우리 모두는 하나하나 제 역할을 가진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