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과 공생을 비교하면서 배울 때, 아무래도 기생 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게 된다.숙주를 이용하고 때에 따라서는 숙주를 파괴하는 기생은 인간적인 시각에서는 공정하지 못하고, 특히 인간의 몸을 숙주로 하는 기생은 혐오스럽기까지 하다.이 책은 그런 단순한 시각을 깨뜨린다.기생은 진화의 가장 고도한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먹이 사슬에 의해 개체가 조정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기생충에 의한 조정은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식물이 자신의 잎을 갉아 먹는 애벌레를 쫓기위해 기생벌을 유인하는 물질을 분비하는 모습, 기생충이 한살이를 순환하기 위해 숙주를 조정해서 다른 숙주에 먹히게 하거나 접근 가능성을 높여서 숙주를 옮겨가는 모습, 이런 모습은 지능 마저 느끼게 하지만 실제로 식물이나 기생충에게 인간같은 지능 은 생각할 수 없기에 더 신기한 것 같다.결과만 보고 생각하면 이런 복잡함이 과연 진화의 산물일지 아니면 조물주의 섭리일지 혼란을 느낀다. 100년을 살지 못하는 인간에게 몇천만년, 몇억년이라는 진화의 느린 능선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도킨슨의 말이 떠오른다. 반대로 창조주가 이런 모든 것을 일순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이 또한 인간적인 시각에서는 불필요할 정도로 복잡하다. 아직도 정확하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을텐데, 창조주의 작품이라면 이 복잡함은 무엇 때문인가? 말할 수 있는 답은 그저 신의 섭리 일 뿐이다.하여간 이해하기 힘든 자연의 섭리, 거대한 순환과 반복, 이 모든 것이 단순히 물질적인 상호작용만은 아닌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비록 과학이라는 잣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아프리카의 고구마인 카사바에 잎마름 병이 발생해서 대기근이 염려되는 시점에, 그 병의 실체는 일종의 작은 곤충이고 이 곤층에 대한 기생충을 찾아서 대처한 일은 흥미롭다. 현재도 천적을 이용한 병충해 해결책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때 사용되는 천적도 외래종이기 때문에 언제나 성공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상당히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인간의 질병 중에서 몸에 기생충이 있을 경우 그 병이 감소되는 부분이었다. 내 몸에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하면 오싹하지만 의학적인 치료책으로서 가능성은 놀랍다.과학 관련 책이지만 문장의 스타일이 쉽게 읽히도록 번역도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주위에 추천할 만한 책이다.5/14/2020
지난 몇 세기 동안 기생충은 지구의 음지에서 그 모습을 숨긴 채 살아왔으며, 그들에 대한 연구 또한 철저히 등한시되어 왔다. 최근에 와서야 많은 학자들이 사자와 표범이 생태계에 중요한 것만큼 기생충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비밀스러운 기생충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칼 짐머는 이 책에서 기생충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지구에 안착하여 살아가는지, 심지어는 숙주의 생식능력, 생태계의 형성, 생물의 진화에도 어떻게 깊이 관여하는지 흥미진진하게 파헤치고 있다.
1. 자연계의 범죄자들
2. 미지의 영역
3. 30년 전쟁
4. 정밀한 공포
5. 내부로 향한 위대한 발자국
6. 내부로부터의 진화
7. 두 발로 걷는 숙주
8. 기생충 제국에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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